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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안 맞으면 어드레스 체크하는 이유

모리사랑 2023. 10. 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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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가 양팔을 늘어뜨린 것처럼 힘을 빼고 어드레스를 한다. photo 민학수



없는 시간 내어 열심히 실력을 갈고닦았는데 공이 말을 듣지 않는다. 있는 힘껏 쳤는데 공이 뜨지 않는 '뱀 샷'이 되거나, 공은 떴지만 휙 하고 슬라이스나 훅이 걸리며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날아간다. 속상하다. 이런 씁쓸한 경험을 하고는 다시는 연습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정준 골프아카데미'에서 골프의 기본을 잘 설명한다는 평을 듣는 김정남 프로는 연습해도 잘 안되는 주말골퍼에게 먼저 어드레스부터 점검해 볼 것을 조언한다.

"골프 스윙의 90%는 어드레스에서 결정된다. 대부분 아마추어 골퍼는 프로 골퍼의 어드레스를 모방한다. 그런데 엄청난 함정이 있다. 눈에 보이는 것과 실제 중요한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프로 골퍼의 등을 쭉 편 어드레스를 모방하면 주말골퍼는 가슴이 앞으로 튀어나오게 된다. 양팔을 쭉 펴는 동작을 따라 하면 어깨가 솟아올라 가게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모양에 현혹되지 말고 왜 이런 어드레스를 하는가를 이해해야 한다. 김 프로의 설명이다.

"평소 골프 피트니스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는 주말골퍼라면 등을 너무 곧게 펴려 하지 말고 고릴라처럼 팔을 늘어뜨리는 게 좋다. 어깨에 팔이 매달려 있게 떨어뜨린 상태에서 클럽을 쥔다. 어깨가 솟아오르지 않게 팔을 늘어뜨리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구부러짐은 오히려 스윙에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골프 클럽이 정상 궤도를 다니도록 어드레스를 하는 것이다."

어드레스 때 상체를 얼마나 숙여야 좋은지 모르겠다는 주말골퍼도 많다. "똑바로 선 상태에서 인사를 정중히 한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엉덩이를 빼주는 게 중요하다. 엉덩이를 천천히 뺀 상태에서 양팔을 늘어뜨리고 무릎을 살짝만 구부린다. 무릎이 발등보다 뒤에 있도록 한다. 상체를 너무 숙이면 팔이 너무 처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상체를 숙이고 팔만 번쩍 치켜드는 경우도 있는데 둘 다 일관성 있는 스윙을 하기 어렵다."

주의할 점은 엉덩이와 무릎을 같이 구부리면 안 된다. 엉덩이를 먼저 뒤로 빼고 무릎을 살짝 구부린다. 양팔은 고릴라처럼 늘어뜨리되, 팔을 너무 펴려고 하지 않는다. 양팔을 늘어뜨린 상태에서 두 손을 그대로 모으면 그곳이 손 위치가 된다. 사람에 따라 몸과 손의 간격이 주먹 하나, 혹은 두 개 정도 사이가 된다. 먼저 간격을 정해놓고 어드레스를 하는 게 아니다.

다음과 같은 어드레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늘 점검하자. 먼저 너무 힘을 주고 있지 않은가이다. 클럽을 꼭 쥐고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면 클럽이 부드럽게 다니지 못하고 스윙 스피드를 낼 수 없다. 양팔을 늘어뜨린 고릴라 이미지를 떠올리자. 이때 양쪽 겨드랑이는 붙어 있는 상태여야 한다. 그다음 몸과 고개를 너무 숙이지 않았는지 점검한다. 무릎이 발등보다 뒤에 있어야 한다.

어드레스 동작과 함께 처음 양손을 움직여 하프 스윙에 이르는 테이크 어웨이(take away) 동작이 중요하다. 테이크 어웨이는 양손을 오른쪽으로 쭉 밀어준다는 느낌으로 한다. 클럽을 처음부터 뒤로 당기는 주말골퍼가 많은데 이러면 클럽 다니는 길이 뒤죽박죽이 된다. 팔꿈치가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밀면 손목이 꺾이는 코킹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여기까지 되면 스윙의 일관성이 한결 높아진다.

기사제공 주간조선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