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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 우승 예열 완료…돌아온 ‘골프 천재’ 김효주

모리사랑 2020. 12. 3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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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골프매거진 신년 인터뷰
올시즌 국내 5관왕 화려한 부활
샷 거리 늘려 공격적인 플레이
미국 재진출 “자신감 있게 도전”

ㅊ기억에 남는 우승 트로피와 함께 한 김효주. 그는 2014년 LPGA 에비앙 챔피언십 등 국내외 17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사진 JTBC골프매거진]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골프계 전체가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김효주(25)는 빛났다. 올 시즌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7억9713만7207원), 다승(2승), 평균 타수(69.56타) 등 5관왕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효주는 아마추어부터 프로 입문 초기까지 가파르게 성장해 ‘골프 천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15년 미국 진출 이후 한동안 우승 없이 부진을 거듭해 마음고생을 했다. 그런 그에게 국내 무대에서 활동하며 다시금 ‘골프 천재’의 면모를 되찾은 2020년은 중요한 전환점이다.

올 시즌을 마치고 휴식 중이던 김효주를 JTBC골프매거진 2021년 1월호 커버스토리 인터뷰로 만났다. 만난 곳은 그가 골프선수로 성장하며 내 집처럼 드나들던 곳, 경기 성남 남서울골프장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6년,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이 운영하던 남서울골프장 내 아카데미에서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게 14년 인연의 출발점이었다. 김효주는 “집을 빼고는 제일 많이 다닌 장소다. 내겐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시즌이 끝나면 골프채를 잡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닌 그는 “요즘 집에서 놀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평소 틈날 때마다 농구, 탁구, 볼링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지만, 올 겨울엔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나마 ‘미뤄둔 일들’을 할 수 있어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 14학번인 그는 2015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해 아직 졸업하지 못했다. 그는 “시즌 중에는 대회 일정이 없는 월·화·수요일에 수업을 몰아놓고 학교에 갔다. 시즌을 마친 만큼, 휴식을 취하는 틈틈이 공부에 열중한다. 하루빨리 학사모를 쓰고 싶다”고 했다.

김효주는 2020시즌에 대해 “내 골프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설명했다. 6월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에서 3년 6개월 만에 국내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어 10월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 챔피언십마저 거머쥐며 2승을 달성했다. 상금왕을 포함한 각종 개인 타이틀은 보너스다. 김효주는 “평균타수상이 가장 반갑다. 한 시즌 내내 꾸준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서다. 한동안 우승이 없었는데, 올 시즌 2승을 거둬 새 힘을 얻었다”고 했다.

지난해는 2%가 모자랐다. LPGA 투어 21개 대회 중 11차례나 톱10에 들고도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지 못했다. 부족한 2%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채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매일 두 시간에서 시작해 점점 운동량을 늘려가며 근육을 단련했다. 어깨, 허벅지, 등 근육이 단단해졌고 근력도 좋아졌다. 샷 거리도 늘었다. 이전보다 공격적인 운영이 가능해지면서 다시금 우승권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김효주는 세계 골프계가 주목하는 기대주였다. 한국·일본·대만 프로 대회를 석권했고, 프로 데뷔 후 3년간 한국·미국에서 10승을 거뒀다. 가파른 상승세만큼이나 내리막의 골도 깊었다. 2017~19년, 세 시즌 연속 무관에 그쳤다. 그래서 올해 활약상이 더욱 뜻깊다. 김효주는 “고속도로를 질주하던 중 갓길로 잠깐 빠졌다가 다시 고속도로에 진입한 기분이다. 이젠 다시 속도를 높일 일만 남았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내년 시즌 다시 미국으로 향할 김효주는 “처음 미국 무대에 도전하던 때(2015년)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다. 긴장감보다는 설렘이 더 크다. 샷 거리를 늘렸으니 똑같은 코스에서도 더 재미있게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효주는 “많은 분이 나를 ‘골프 천재’라 불러주셨지만, 과분하다. 천재라면 내 골프인생에 비포장도로는 안 나왔을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선수로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잊지 않았다. 김효주는 “나무 밑에 공이 굴러가도 버디를 넣고, 좀 비뚤게 가더라도 기어이 타수를 지켜내는 집중력을 갖고 싶다. 미스 샷이 나와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 있게 다음 샷을 하겠다”고 말했다.